2019년 4월 9일 화요일

학교업무표준안 분석해 보았습니다. 2부 / 2019-5호 (2019.4.10.)

전교조 춘천화천초등지회 소식지 '오늘 와글와글 2019-5호' (2019.4.10.)


학교업무표준안을 학교업무정상화 원칙에 따라 분석해 보았습니다.  2부.



1부 링크.







<춘천 H--초 업무표준안>


 
  춘천에서 행복더하기 학교로 가장 유명한(?) H--초등학교 입니다. 학교업무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안건을 던지면 "우리는 H초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그 학교 입니다.



  13학급 정도에 보직교사 4명을 둘 수 있습니다. 혁신학교 운동을 하는 조합원들이 그 동안 여럿 개입하면서 어느정도 큰 틀은 갖춰져 있습니다.



  초기에 TF도 꾸리고 컨설팅도 받으면서 학교업무정상화를 상당부분 이루어 내었으나, 이후 그 틀을 개량해서만 사용해 온 것으로 보여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나 지침과 맞지 않은 부분도 제법 있습니다.



  또 모든 직종 구성원들이 인사이동해서 학교업무정상화의 철학에 대한 이해나 공유가 구성원간 상당히 편차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초기와 같이 치열한 논쟁 없이 결과로 만들어진 틀만 수용해야 한다면, 당위만으로 가능하지는 않겠지요.


 
  의식적으로 문화 자체를 혁신하기 위해 일반적인 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나, 반대로 다른학교에서 참고할 때는 일반적이지 않은 용어가 진입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애초에 혁신학교의 업무정상화를 남의나라 얘기로 받아들이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것도 그런 예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 모든 교직원들의 업무표준안이 아니라 교무실 (교사+공무직+교무실소속학교장채용직종)만 작성 되어 있습니다. 우선 교육행정지원팀 (교육행정실+행정실소속학교장채용직종)의 업무분장이 없습니다.



* 보직교사는 교무업무전담팀이 아닙니다. 초기 업무정상화 계획에서는 교육공무직 전환 초기 업무능력의 향상까지 과도기적 성격으로 보직교사를 교무업무전담팀에 한시적으로 배치하고 업무를 함께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아닙니다.



교무실 업무를 교무업무전담팀 (교감+교육공무직), 교육활동기획팀 (교감 + (보직)교사)로 나누고 있으니 그에 맞게 표준안을 다시 작성해도 좋겠다 생각됩니다.



* 2017년 부터 배치된 교육공무직 방과후전담사 배치교입니다. 방과후학교와 관련한 일은 교사가 담당하지 않는 것이 맞으나, 담당 보직까지 두고 있습니다.



* 업무 분장이 조금 더 구체적일 필요있습니다. 업무분장 -> 업무표준안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작성하는 이유는 학교의 일인것과 아닌것을 구분하는 성격을 규정하기 위해서 입니다. 애매하게 작성된 업무표준안은 애매한 일들이 생겼을 때 누군가 애매하게 껴안게 되고, 학교 일로 자리잡게 됩니다.



* 어떤 사람은 직종명이 써있고, 어떤 사람은 업무명이 써있습니다. 이름은 성격을 규정하는데, 애매하게 표현된 어떤 직종의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폭력적인 상황일 수 있습니다.





<춘천 J--초 업무표준안 >

  춘천의 J--초 입니다. 16학급 정도에 보직교사 4명을 둘 수 있습니다. 애매한 규모에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특성상 교원 전출입이 잦은 기피교입니다.



  학교업무정상화 수준이 처참한 학교였는데 2017년 부터 분회가 개입을 시작했습니다. 분회장이 2018, 2019년 인사자문위, 학교업무정상화 협의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2018년 보직교사 역할을 맡으면서 기존 틀을 상당히 갈아 엎은 상황입니다.



 업무표준안은 보통 표의 형태로 되어 있지만, 여러가지 철학이나 원칙들을 별도의 문장으로 작성해 함께 넣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전입 교직원들이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 전체 교직원들을 부서별로 나누어 업무를 구체적 형태로 작성해 두었습니다. 이런 형태가 실제로 제대로 기능하려면 매년 논의를 거쳐 조정해야 합니다.



*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2019년부터 전환 배치된 교육공무직 학교도서관사서는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른 도서관 관련 업무를 처리합니다. 사서 배치교 이므로 도서관 담당을 교사로 두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 교육공무직 방과후전담사가 배치될만한 규모이기는 하나 그렇지 않아 방과후 기획을 담당할 교사를 두고 있습니다.



* NEIS 담당을 두지 않고, NEIS권한 관리만 하도록 명시하고 각종 NEIS 처리는 학년에서 하도록 이관하였습니다.



*교육청에서 각종 담당을 꼭 두도록 한 일들이 많아 00교육이 실제로는 학년으로 이관되어 있지만 업무분장에는 명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교육청이 이런 공문을 보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학교업무정상화는 교장, 교감의 관리자로서의 책무성과 함께 실질적인 업무 부담 (특히 교감에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관리자들이 알아서 자기 목에 방울을 걸어줄리 만무합니다.




  단체협약, 노사협의회, 규정, 교직원 배치 등 상황은 지금도 매년 조금씩 바뀌고 있고 그에 따라 업무 재구조화는 매년 누군가가 손보지 않으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학교 내에서는 분회 말고 관리자에게 그 일을 요구할만한 단위는 잘 없습니다.




  모르는 척 하고 있으면 대부분의 교무관리를 (심지어는 타 직종에 대한 관리감독 까지도) 교사들이 알아서 처리해 주는데, 그 관행을 '그게 본디 관리자인 내 일이요' 하면서 스스로 깨줄 성인군자 관리자는 없을 것입니다.




  교무실의 일은 2011-2012년 까지는 교사들에게 업무로 부여하고 교사가 하던 일입니다. 교사들이 담당하던 일을 교사와 교육공무직이 나누어 담당하려니 과도기적 혼란이 없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교무실의 일은 교사만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교육공무직을 교사의 보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아직 상당히 많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동지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지난한 투쟁을 통해 교육감을 사용자로 확인해 주체적인 교육공무직 노동자로 서있습니다만,

학교 회계에서 인건비가 나가는 직원 아닌 직원으로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상황을 교사들도 업무 강도를 이유로 어느 정도는 모르는 척 했습니다. 전교조도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교사들도 모든 규정이 빠삭하지 않은 것 처럼 다른 직종도 모든 규정을 숙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직들도 모든 규정을 숙지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알고 있는 것들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자신에게 책임이나 부담이 적도록, 적용하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학교 내에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서 직종간 갈등이 발생하면 학교업무정상화협의회를 통해 조정하고, 학교장이 원칙에 따른 책임있는 결정과 업무 지시 하도록 요구해야합니다.




  해당 교직원간 직접 업무로 다투고, 관리자는 뒤로 빠져있으면서 누가 이기나 보자 하는 행태는 옳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직접 결정하지 않으면 자신이 민주적인 리더인 것으로 착각하는 관리자들에게 자신들이 해야할 일들을 제대로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기존에 자리잡고 있는 시스템을 흔드는 것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유발합니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갈등입니다. 토론, 협의, 합의 없이 새로운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 업무를 교사가 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는, 직종 이기주의나 조합주의로 의견이 흐르지 않도록 분회가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 업무도 재구조화 없이 무작정 보직교사에게 모는 것이 옳지 않은 방향인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강원도내 학교를 사업장으로 하는 노조는 크게 5개가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의 전교조(교사),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공무직 등),  전국공무원노조(행정직)이 있고 한국노총 산하의 한국공무원노조 (행정직)도 있습니다.




  최근 교육노조들의 흐름들이 각 직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조합주의적 경향으로 흘러 노조간 세대결로 흐르려는 모습이 있어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학교 내에서도 여러 민주 노조간 협의를 통해 철학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1/4분기 집행위를 통해 들어온 조합원 민원, 질의 등에 대해 모든 조합원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한번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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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소식을 보내주세요. 소식지에 담고 알린 뒤 보내주신 조합원이나, 분회에 커피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사진도 함께 보내주시면 더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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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 참여 코너 *

  지회 소식지 어떻게 읽으셨나요?

  간단한 독자 퀴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호 내용을 잘 읽으신 분들은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 보내 주신 내용은 다음 호에 소개하고, 소개된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문제) 학교에 있는 여러 직종간 업무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학교업무정상화계획의 단위학교 부서별 업무 기준안에 따라 정리하기 어려운 세부적인 부분에서 갈등이 발생할 경우 교장 교감과 직종별 대표가 포함된 (* * * * * * * * * *)를 통해 내용을 다루고, ( * * * )이 원칙에 따라 책임 있는 결정을 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 문자가 온 번호로 다음 내용을 포함해 답장을 보내주세요!

소속분회: 000
조합원이름:
정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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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4호의 퀴즈의 정답을 공개합니다.

정답) 학교에 오는 모든 공문은  (교감)을 팀장으로 하고 교육공무직이 소속된  (교무업무전담)팀이 처리합니다. 따라서 교사에게 공문을 결재하도록 배부하지 않지요. 공문을 처리할 때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공무직분들이 팀장인 (교감)의 지도만으로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 교육과정운영팀, 교육활동기획팀 소속의 교사들에게 내용을 제공해 달라는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교무실 소속 양 직종간 협업의 총괄은 두 직종 모두의 직근상급자인 (교감)이 해야합니다. 교사는 교육공무직과 수평적 협조 관계입니다.


 정답을 보내주신 분들을 소개합니다. 다음 주 중 커피 쿠폰을 휴대폰 메신저로 발송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고OO (성림초분회)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OO (금병초분회) - 항상 고생 많으십니다. 행복한 저녁시간 되세요^^


 문의: 교육선전부장 조영국

댓글 3개:

  1. 업무분장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것이 신선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네요. 학습준비물이 맡고 있는 업무 중 하나인데 그것을 내년에라도 공무직원분께 넘기게된다면 서로 얼굴 붉히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더 많은 고민과 소통이 필요하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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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습준비물' 담당 교사로서 어떤일을 하고 계세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열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학습준비물관련 업무도 교사가 담당할 부분이 필요나 상황에 따라 분명 있기는 합니다. 보통 애매하게 학습준비물이라는 식으로 분장되어있어 교사의 일이 아닌 부분까지 처리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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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네~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학습준비물 주문방법과 시기를 선생님들께 안내하는 일이고요, 주문과 결재는 실무사님이 해주세요. 웬만한 공문도 실무사께서 해주시지만 원래 제가 할일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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